2010년 11월 18일 목요일

on the trip!

지금 서울가는 버스 안이다.

1. 어렸을 적, 매주 목요일 밤이면 아버지께서는 할머니를 모시러 시골에 가셨다.

그때마다 할머니는 '세상 좋아졌다'는 말씀을 하시곤 하였는데, 말씀인 즉, 포장이 잘 된 도로와 자동차 덕분에 매우 편리해졌다는 것이 할머니의 말씀이었다.

나는 아직 그때의 할머니의 삶을 절반도 살지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그 말이 튀어나오곤 한다.

2. 어제 故박보한 선생님의 영결식에 가는 길에 벌써 환갑이 되신 이현철 선생님께서 예전에 실험하시던 것들과 데이터 정리하던 것, 그리고 논문 쓰시던 것들을 이야기 해 주셨다. lettering이라는 아버지가 설계하실 때 사용하시던 용어도 나오고, 요새도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모눈종이'란 말도 나왔다. 그리고 미국에 연수 가시고 귀국하실 때, 가장 갖고 싶으셨던 것이 brother typewriter였다고 하셨다. 헐... 1st Generation Mac도 아니고...

3. 어렸을 적, 큰 연구소와 국가기관에서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컴퓨터를 나도 가지고 있으며, 그것도 버스 안에서 웹에 접속해서 일을 하고 있다니...

사실 이것은 고등학교 때까지 상상만 했지, 설마 그런 세상이 오겠느냐며 친구들과 농담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게 현실이 되어버릴 줄이야...

아직까지는 잘 적응하고 있는 듯 하며, 이런 대열에 누구 못지 않게 앞서려고 하지만, 또 아는가? 10년 후에는 어떤 경천동지할 일이 생길지...

과연 그때도 나는 잘 적응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그후의 10년 또 그 다음의 10년은?

인류가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은 더이상 언론에서 떠드는 말이 아닌 것 같다.

예전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를 하시던 김정흠 박사께서는 유클리드 기하학이 우리나라에 전달되는 데에는 2,000년이 걸렸고, 뉴튼의 중력이론은 200년이 걸렸고, 상대론은 20년(?), 그리고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은 실시간으로 알려졌다는 요지의 강연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날이 갈수록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며, 어제의 혁신이 오늘에는 구태가 되는 알 수 없는 세상이다.

중심을 잡고 살기가 쉽지만은 않은 듯 하다.